가장 큰 선물
<인생의 쉼표>
한승리 목사의 아내로 다섯 자녀의 엄마로 14년을 살다가 작년부터 로컬 패스터(Local Pastor, 본처 목사)로 남편과 미국 북동부 끝 홀튼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Houlton, Hodgdon, and Mars Hill
UMC을 팀사역으로 섬기고 있는 목사모(목사 + 사모) 강영은입니다. 제가 사는 곳은 한국 사람이 없는 백인 동네로 한인 마트는 6시간 떨어진 보스턴에 있어 저는 퓨전 요리의 달인이 되었습니다. 저출산 시대에 왜 아이를 다섯이나 낳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10년전 이곳 시골마을에 부르셨을 때 양화진에 묻힌 선교사님들, 140여년전 이 땅을 밟으신 언더우드 선교사님, 아펜젤러 선교사님을 보여주시며 그들과 같이 자녀를 낳고 뿌리 내리며 그들과 하나가 되라는 감동을 주셨습니다. 그렇게 셋째를 낳기 시작해서 다섯째까지 낳으며 젊은 엄마들과의 모임도 시작하고, 주일학교, 성경공부 등 다양한 사역을 아이들과 함께 하기 시작하며 이들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처음 3~4년에는 참으로 어려운 일들이 있었습니다. 시골 마을의 정서상 언제 떠날지 모르는 한인 목사 가정에게 쉽사리 마음을 열어주지 않았고, 목회자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인종차별, 리더십 문제, 마을 특유의 정체성 등의 문제들이 불거져 하루 하루 눈물로 베개를 적셔야 했습니다. 감독, 감리사님, 지인들 모두 그 곳을 떠나라고 권유했을 때 아무리 기도해도 하나님께서 떠나라는 마음을 주시지 않고 견디라고 하셔서 버텼습니다. 그 어려운 시간이 지나자 이제는 누가 한국말을 쓰고 영어를 쓰는지 아이들이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교인들과 마을 사람들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도움의 손길 하나 없이 남편과 둘이서 다섯 자녀를 양육하고,
100여명이 되는 성도님들을 섬기느라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해 처음으로 건강검진을 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코에 혹이 발견되어 수술을 받게 되었고, 남편을 따라 보호자로 이빈후과에 갔다가 의사선생님의 권유로 조직검사를 하게 되었고, 갑상선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놀라고 당황스러웠지만,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모든 검사를 다 할 수 있게 해주신 것이 기적처럼 느껴졌습니다. 미국에 돌아갔다가 지난 11월 21일 수술을 위해 다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기도와 사랑과 후원 속에서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고, 회복도 잘 되었고, 부신에 있는 종양도 암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2주 동안 하나님께서 제 나이 만 40에 인생의 쉼표를 주신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홀로 있는 시간이 극도로 부족한 저인데 병원에 일주일 동안 입원해 있으면서 많은 것을 깨닫고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을 갖게 하셨고, 15년 20년 동안 연락을 하지 못하고 지냈던 많은 은사님들, 선배, 친구들이 방문해주시거나 연락을 하게 되어 맛있는 것을 먹으며 물리적으로 회복되고, 관계적, 영적으로도 회복의 시간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대림절 첫 주인 오늘 모교회인 열린문 교회에서 간증을 하며 말씀을 전할 기회를 주셔서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가장 큰 선물 - 구원>
오늘 저희가 읽은 본문은 산 돌이 되신 예수님으로 잘 알려진 베드로 전서 2장 1-10절 말씀입니다. 베드로는 어부였고, 다혈질에 배운 것 없는 성격이 급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런 요한의 아들 시몬이었던 베드로를 하나님께서는 제자, 그것도 수제자로 부르시고, 세 번이나 자신을 부인한 베드로를 용서하시고, 성령을 부어주시어 복음 선포자로, 베드로 전후서를 쓸 수 있는 사람으로까지 세우시며 교회의 반석이 되게 하셨습니다. 오늘 이 베드로 전서를 통해 하나님께서 베드로에게 주신 그 가장 큰 선물을 저희도 받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베드로에게 주신 첫번째 선물은 “구원”이었습니다. 2장 1절에서 3절을 보면 이 세상에서 쓰던 말들, 세상의 문화, 관습, 시기와 비방하는 말들을 버리고 갓난 아기들 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려 한다고 합니다. 다섯번의 모유 수유를 통해 저는 갓난 아이들이 얼마나 젖을 사모하며 목놓아 울면서 갈구하고 배고플 때는 얼마나 쎄게 빠는지 몸으로 느꼈습니다. 그런 간절함으로 하나님을 찾아 이르는 구원에 이르라고 하십니다.
몰모카이 섬의 다미안 선교사님을 아십니까? 벨기에 출신의 이 선교사는 형과 함께 수도사가 되었고, 아픈 형을 대신해 하와이 선교사로 떠납니다. 그 때 한센병 환자들이 늘어나 사람들은 그들을 몰모카이라는 섬에 보냅니다. 다미안 선교사는 33세의 나이로 700여명에 달하는 환자들을 온 몸과 마음을 다해 섬깁니다. 그러나 그들은 다미안 선교사에게 마음 문을 열지 않았고, 그래서 선교사는 자신도 한센병 환자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결국 한센병 환자가 되었고, 죽을 때까지 그들을 섬기다가 하늘 나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가장 행복한 선교사라고 불렀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몰모카이 섬의 아버지라고 불렀습니다.
이 선교사의 삶은 우리를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을 떠올리게 합니다. 빌립보서 2장 5-8절 말씀을 보면 예수님은 하나님의 모습을 지니셨으나 그와 동등함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서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과 같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낮추시고 십자가에 죽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한센병보다 더한 죄인의 모습으로 길면 3~4년 짧으면 1~2년이나 다른 사람에 의존해서 기저귀를 갈고 돌봄을 받아야 하는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무엇때문입니까?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바로 요한복음 1장 12절 말씀처럼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죄의 종에서 구원하시어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시기 위하여 이 땅에 오셨습니다.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 로마서 8장 15절 말씀처럼 우리는 예수님의 가장 큰 선물인 구원으로 인하여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제가 암진단을 받았을 때 하나님께서 나를 죽이기 위해 이 모든 과정을 시작하신 것이 아니라 살리기 위해 시작하셨고, 나를 영육간에 구원하시기 위하여 이 과정을 시작하셨음을 깨달았습니다.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사는 삶, 하나님의 자녀로서 사는 삶, 그래서 걱정 근심 염려 필요 없이 내 모든 것을 채우시는 분이 모든 것을 다 가지신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는 삶이 무엇인지 저는 이 과정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구원의 확신으로 죽음의 고통을 이기고, 돈의 주인 되신 하나님께서 비행기 경비와 수술비 모두를 정확히 채우심에 다시 한번 구원의 하나님을 경험하였습니다. 지금 절망의 늪에 빠져 계십니까? 구원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십니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큰 선물인 “구원”을 예비해 놓으셨습니다. 예수님의 손 붙잡고 구원에 이르는 선물을 받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저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가장 큰 선물 – 고난>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두번째 선물을 감히 고난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베드로전서 2장 4절에서 5절에 “사람에게는 버린 바가 되었으나 하나님께는 택하심을 입은 보배로운 산돌이신 예수께 나아가 너희도 산 돌과 같이 신령한 집으로 세워지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를 드릴 거룩한 제사장이 될지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버린 돌을 하나님께서는 택하셔서 살아 있는 돌이 되게 하시고, 그 예수를 믿는 우리도 산 돌이 되어 신령한 집 교회로 세워지며 각 사람이 거룩한 제사장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건축자들의 버린돌 같은 저를 택하셔서 예수님을 알게 하시고, 예수님을 전하며, 신령한 집을 세우는 목회자로 부르셨습니다. 저도 없애고 버리고 싶은 돌이 있었습니다. 바로 고난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제가 버린 그 고난을 택하셔서 모퉁잇돌, 머릿돌, 그 건물의 형태가 되는 기초로 다시 세우셨습니다.
남유다의 부패와 혼란 속에서 고민하며 기도하던 하박국, 아무 죄 없이 고난을 당하여야 했던 욥, 기름 부음을 받은 후로 십여년을 사울 왕을 피해 달아나야 했던 다윗 모두 고난 속에서 하나님께 “왜?(Why)”라는 질문을 하며 왜 이런 고통을 허락하시는지 울부짖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질문에 하나님을 드러내시며 결국 이들의 질문을 “하나님의 존재”(Who)를 찬양하고 감사하는 것으로 바꾸십니다.
리모델링을 할 때 우리는 전의 사진과(Before) 후의 사진(After)을 많이 봅니다. 그 가운데 과정에서 찍힌 사진이 바로 그 전에 있던 모든 것을 허무는 처참한 공사 현장입니다.창조가 이루어졌으나 재 창조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모든 것을 허무는 과정, 그 방향 감각을 잃은 것만 같고, 모든 것이 다 무너진 것만 같은 과정이 영적인 리모델링 바로 고난입니다. (Orientation – disorientation – reorientation)
하나님께서 죄로 인한 고난이 아닌 연단을 위한 고난을 허락하신 이유를 히브리서 12장 10절에서 11절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잠시 자기의 뜻대로 우리를 징계하였거니와 오직 하나님은 우리의 유익을 위하여 그의 거룩하심에 참여하게 하시느니라 그런데 어떤 징계도 그 당시에는 기쁘게 보이지 아니하고 슬프게 보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후에 그것에 의해 단련된 자들에게 의의 화평한 열매를 맺느니라”
갑상선 암을 진단받고 하나님께서는 제가 그토록 갖고 싶었던 것들, 그러나 암이 있기 전에 절대로 얻을 수 없었던 것들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단순성 (Simple life), 본질에 집중하는 능력, 죽음을 묵상하며 사는 삶, 아픈 사람들을 공감하는 능력 등을 채워주셨습니다. 작은 암을 주시고 큰 선물 주셨습니다. 지금 왜라는 질문을 하며 멈추지 않는 눈물로 슬픔, 분노, 원망에 있으십니까? 잠시 우리의 눈을 돌려 하나님이 누구신지 하나님의 계획이 무엇인지 나에게 무엇을 주고 계시는지 바라볼 때 고난이라는 포장을 한 가장 큰 선물을 받게 되실 줄 믿습니다.
<가장 큰 선물 – 가족>
세 번째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은 가족입니다. 벧전 2장 9절에서 10절에 “9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10 너희가 전에는 백성이 아니더니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전에는 긍휼을 얻지 못하였더니 이제는 긍휼을 얻은 자니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두움 가운데 있던 우리를 불러 내시어 택한 족속, 왕 같은 제사장, 거룩한 나라, 무엇보다 그의 소유가 된 백성으로 세우셔서 하나님의 가족이 되게 하셨습니다. 긍휼, 은혜, 자비를 알지 못하던 우리에게 긍휼, 은혜, 자비를 알 수 있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십니다.
저는 이번 암 수술 과정을 통해서 하나님의 백성, 하나님의 가족이 된 특권이 얼마나 좋은지 경험했습니다. 모교회인 열린문 교회 성도님들께서 지난 8월부터 지금까지 늘 함께 기도해주시고, 전화주시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은혜 잊지 못합니다. 미국에 있는 우리 세 교회 식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은혜의 빚을 지었습니다. 수술을 위해 한국을 떠날 때 안수 기도에 익숙치 않은 교인들이 많이 나와서 제 몸에 손을 얹고 저보다 더 울면서 안아주고 기도해주고, 마음이 담긴 카드와 헌금을 주며, 홀로 남아 사역과 다섯 아이들을 돌볼 남편을 위해 3주 동안이나 매일 음식을 제공하고 아이들을 봐주는 등 전적으로 도우시는 그 은혜의 손길 다 갚을 길이 없습니다. 얼굴도 잘 알지 못한 분들이 선물과 도시락을 한 아름 들고 오시어 방문해주시고, 15년만에 만난 은사님들, 선배, 친구들, 지인들과의 교제를 통해 그 동안 각자의 삶에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셨고, 현재 어떻게 하나님이 함께 하시며, 미래를 소망하는 시간을 통해 몸과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찼습니다. 제 인생의 쉼표에서 만난 분들, 하나님 빼면 설명 될 수 없는 교제속에서 저는 이제 다시 하나님의 가족으로서 살 힘, 하나님의 가족들을 만들어갈 힘이 생겼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큰 선물 구원, 고난, 가족을 허락하셨습니다.
<가장 행복한 사람>
행복하십니까? 하나님께서 주시는 가장 큰 선물을 다 받고 계십니까? 다미안 신부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 진실로 내 인생은 행복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가장 큰 선물을 받은 그 분의 고백이 바로 우리의 고백이 되길 원하며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고, 행복한 사람들을 만들어내는 우리 모든 성도님들과 제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우왕 너무 감동이에요! 고난을 통해서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 너무나 값지네요!
ReplyDelete고난을 선물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것이 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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